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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신 박사의 성형칼럼 ‘성형 혹은 진실’을 연재합니다. 성형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이야기, 재미있고 놀라운 성형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김수신(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의학박사) 박사는 서울대학교 성형외과의 첫 의학박사입니다. 손가락 미세접합수술 등 재건성형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으며 미용성형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하며 각종 새로운 수술법들을 연구,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외래교수,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편집자 주)

쁘띠 성형은 ‘작은’, ‘귀여운’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 쁘띠(petit)와 성형이 결합된 단어로 보톡스나 필러처럼 주사를 이용한 가벼운 성형시술을 말한다. 일반적인 성형 수술이 칼로 째고 톱으로 자르고 봉합사로 꿰매는 외과 수술인 것과는 달리,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라서 간단하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붙인 것 같다.

보톡스와 필러 모두 주름 제거 시술에 이용되는데 적용 원리는 서로 다르다. 보톡스는 근육을 약화, 혹은 마비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표정 근육에 주사하면 표정 주름이 펴지는 효과가 있다. 필러(filler)는 말 그대로 ‘채우는 물질’로 주름 안으로 외부 물질을 주입해 채워넣음으로써 주름을 제거한다. 필러는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된 제품만 해도 3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지만 주로 가장 안전성을 입증 받은 레스틸렌을 주로 사용한다.

이들 시술의 대표적인 특징은 시술 시간이 짧고 표가 거의 나지 않으며 별도의 회복기간 없이 바로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 지속 기간이 짧아 반복적으로 시술받아야 하는 부분은 단점으로 꼽힌다. 수술과 부작용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시술이 좀 불만족스럽더라도 몇 개월 후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일명 ‘런치타임성형’이라고 불릴 만큼 간편한데 지속성은 짧다보니 자주 시술받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성형 인구가 갑자기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또, 쁘띠 성형 때문에 성형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이 메스대신 주사기를 잡고 성형외과 간판을 내걸었다는 지적 또한 맞는 말이다.

내가 처음 보톡스 시술을 한 때가 1998년이었는데 십여 년 사이에 빠르게 대중화되어 한국내 보톡스 시술 건수가 10만 명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가 되었다. 장점이 많은 보톡스와 필러 시술이지만 ‘성형 기대치를 얼마만큼 채울 수 있느냐’하는 측면에서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보톡스의 유효 기간은 길어야 6개월이고 필러는 1~2년이다. 그런데 만약 주름 제거 수술을 받는다면 최하 5년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도 젊어질 수 있다.

주름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비싼 화장품을 바르고, 피부 미용실에 가고, 보톡스를 맞고, 필러를 주입하고, 성형 수술을 하는 등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면 수술이 효과 면에서도 가장 확실할뿐더러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비단 주름 제거뿐만 아니라 사각턱 교정이나 코 성형, 액취증 치료 등에도 보톡스와 필러가 이용된다. 하지만 이 역시 외과 수술의 효과가 제일 좋다.

물론 사람에 따라 수술 후 회복기간을 길게 잡을 여유가 없어 필러 시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러가 수술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해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비교가 아니다. 수술도 필러만큼 안전하다. 내가 외과의사라서 이렇게 자신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일 내 어머니를 수술한다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수술을 두고 굳이 일시적인 쁘띠 성형을 권하지는 않을 것 같다.